신생아 심장잡음
2023년 4월 말, 산후조리원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데 방으로 원장님의 콜이 왔습니다. 소아과 선생님이 회진을 했는데 한 번 만나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점심마다 특별식이 제공되었는데, 당일엔 스파게티와 메론 등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나와 즐겁게 먹고있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산모들마다 소아과 회진 결과를 알려주나보다 하고 신생아실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신생아실에 가보니 상담하러 온 산모는 저뿐이었고, 소아과 선생님은 청진결과 심장에서 잡음이 들린다고 대학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해야할것 같다고 했습니다.
생후 10일도 안 된 아기에게 심장잡음이 들린다고 하니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없었습니다. 우선 알겠다고 하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감기같이 일반적인 질환이 아닌 심장의 문제라고 하니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먹으려고 남겨둔 메론 한 줄을 먹고싶은 마음도 사라져서 점심을 그대로 남기고 신생아 심장잡음에 대한 글들을 계속 찾아보았습니다.
생각보다 흔한 신생아 심장잡음
각종 병원 홈페이지와 인터넷 정보들을 확인한 결과 생각보다 신생아 잡음은 흔하게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심장잡음은 보통 우심방 좌심방을 나누는 심방중격과 우심실 좌심실을 나누는 심실중격에 구명이 있거나, 판막이 좁거나, 판막이 꽉 닫히지 않아 피가 역류하는 등의 때에 들린다고 합니다.
이런 심장잡음은 심장병으로 인한 것일수도 있으나, 검색해본 결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생아의 심장잡음 중 선천성 심장병의 가능성은 1/12 정도이며, 심장잡음이 심장 수축시 들리지 않고 크지 않으면 대부분 아기가 성장하면서 보통 3-6개월 즈음 사라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확률이 낮다고 해도 우리 아기가 어떤 경우인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심장전문의를 찾아가 초음파 검사를 받는것이 중요하겠지요.
세브란스 소아심장과 예약
일단 어느정도 마음을 진정시키고 신촌 세브란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소아심장과 예약을 잡았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유명하다고 하는 교수님이 몇분 계시던데, 상담원분께 가장 빨리 진찰 받을 수 있는 날로 요청을 했습니다.
다행히 소아심장과 정조원 교수님 진찰 예약이 한 주 뒤에 바로 가능했습니다. 당시 아직 출생신고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여서 산모인 제 주민번호로 예약을 진행했습니다.
예약 후 위의 내용과 같은 알림 문자가 왔습니다.
세브란스 병원은 3차 병원이기 때문에 꼭 진료의뢰서를 지참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아기가 먹을 수 있게 수유준비를 해오라는 내용 등이었습니다.
조리원 2주차에 병원 방문이 잡혔고 분유수유 중이었기 때문에 신생아실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니 분유, 젖병, 기저귀, 물티슈 등 병원 방문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주셨습니다. 아직 초보 엄마인데다 정신없는 상황에 직접 챙겨야 했으면 빼먹는 것이 있었을 텐데 조리원에서 방문하니 꼼꼼하게 챙겨주셔서 좋았습니다.
생후 13일차 X레이, 심장초음파 검사 진행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건물 2층에 위치한 선천성 심장병 센터로 방문했더니 우선 교수님 진찰을 진행했습니다. 진찰 후 교수님이 검사를 해보자하고 하셔서 X레이 및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건물 1층에서 X레이 검사 먼저 진행을 했는데 아기들은 X레이 검사실 중 왼쪽편에서 따로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낯선 상황에서 아기가 움직이고 울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이 가운같은걸 입고 아기가 X레이 촬영을 하는 동안 아기를 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 다음 다시 2층으로 올라가 심장초음파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심장초음파 검사는 약 20분간 진행되는데 중요한 건 아기가 움직이면 안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는 선생님은 엄마가 아기를 얼마나 못움직이기게 잘 잡고 있느냐에 따라 검사 시간이 달라진다며 준비한 젖병을 물려서 울지 않고 움직이지 않게 잘 잡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생후 13일차, 그마저도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봐주고 기껏해야 하루 2번 모자동실시간에 잠깐 아기를 봤던 탓에 20분간 아기를 달래며 못움직이게 하는건 정말 힘들었습니다.
같이 초음파 진행하는 베드에 올라가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는데 온몸에 땀이 흐르는게 느껴지고 같이 자세를 움직이지 않다보니 팔이 엄청 저려왔습니다. 와중에 초음파 선생님은 그렇게 하면 검사 제대로 안된다고 해서 마음속으로 부디 잘 끝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초음파 검사하면서 느낀건 분유를 평소 먹던 양으로 준비해가도 검사가 20분 넘게 길어지기 때문에 중간에 다 먹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분유를 좀 더 넉넉히 준비해가거나 공갈젖꼭지를 챙겨가는게 좋다는 것입니다. 조리원에서 분유 2병을 준비해줬는데 한 병만 타서 검사를 진행한게 중간에 후회가 되었습니다.
3개월 뒤 재검사
X레이와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고 다시 교수님 면담을 했습니다. 초음파 결과 심장에 구멍이 있는게 맞고, 그래서 잡음이 들리는 것이나 우선은 자연적으로 닫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3개월 뒤에 다시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이상하게도 심장에 구멍이 있어 잡음이 발생한다는 걸 확실히 알게되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병원에서 추적관찰하며 혹시 이상이 있더라도 치료하면 된다는, 통제가능한 문제가 되자 걱정이 덜어졌습니다.
세브란스 신생아 심장초음파 비용
검사를 모두 마치고 수납을 하니 심장초음파 비용과 X레이 비용을 합쳐서 98000원이 나왔습니다.
해당 진료비는 보건복지부의 만 1세 미만의 소아 진료비는 진료비 총액의 20%로 계산된다는 진료비 지침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만 1세가 넘는다면 비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저처럼 아기의 심장잡음 소식을 듣고 당황하고 계실 분들이 이 글을 볼 수도 있을듯 해서 나름 자세하게 후기를 남깁니다.
'다양한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아 척추측만증인 청소년 자녀를 위한 척추측만증 교정 방법 (0) | 2024.08.01 |
---|---|
관절염 환자에게 술이 위험한 이유 (0) | 2024.07.26 |
가다실 대상포진 독감 예방 접종비용과 병원 쉽게 확인하는 방법 (0) | 2023.02.24 |
암환자, 당뇨환자 커피 마셔도 될까 (0) | 2023.02.18 |
췌장암 초기증상과 조기발견을 위한 검사방법 (0) | 2023.02.15 |
댓글